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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장난기 많은 뱀이라면 한번 만져 보라며 허연 송곳니를 갖다 댈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하넬님, 또 장난을 치고 계시는 겁니까?”

세찬 날갯짓 소리가 바람을 몰고 사무실 안으로 횅 들어왔다. 하은은 눈앞을 가리는 머리카락을 손으로 거둬내며 창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맑은 하늘빛 커튼이 바람을 타고 휘날리다가 서서히 가라앉고, 창틀에 앉은 새까만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까마귀… 보통 크기보다 두 배는 더 큰 까마귀가 반들한 검은 눈으로 뱀에게 묻는다.

“실바로스님은 어디 계십니까?”

방 안에 통 튀어 들어온 까마귀는 성인 남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것도 꽤 근사하고 차분한.

하넬이 고개를 휘휘 저었다.

“여기 없어. 우리에 갇혀 있는 게 그렇게 싫은지, 아까 왕짜증내면서 뛰쳐나가더라고. 말려도 소용없던 건 너도 알지?”

“어디로 향했는지는 모르십니까?”

“글쎄? 모르겠는데. 물어보기도 전에 뛰쳐나가 버려서. 아마 곧 돌아오지 않을까?”

“절굿공이는 두고 갔군요. 다행입니다. …그런데 이분은?”

하은은 사무실 구석에 놓여 있는 절굿공이를 보고 의아해하다가 다시 한 번 놀랐다.

언제 다가왔는지 모를 까마귀가 무릎 위에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몸집은 월등하게 크지만 무게감은 기이할 정도로 느껴지지 않았다.

거기다 다리가 셋… 하은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면서 다시 세어보았다.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아무리 세어봐도 셋이었다.

왜 다리가 셋이지? 설마 기형인가?

“얘가 걔야.”

“설마 이분이……?”

“그래. 우리가 그분을 찾는 걸 도와줄 사람이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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