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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서준 댓글 0건 조회 633회 작성일 20-11-09 11:56본문
“헤, 역시 이래야 나다워. 슬퍼지는 것은 싫어. 슬프면 화가 나니까.”
한껏 기분이 풀린 용군휘는 본래의 그가 되어 열심히 눈을 밀어냈다. 한데 너무 흥에 겨워서일까. 기와를 딛고 선 발이 미끈하면서 지붕을 타고 미끄러지고 말았다.
“아이쿠!”
그는 주변을 마구 더듬었지만 온통 살얼음이 덮인 기와뿐이라 미끄러지는 몸을 멈출 수가 없었다. 재수가 좋아 수북한 눈 위로 떨어진다면 약간의 타박상을 입을 뿐이겠지만 행여 돌계단 위로 떨어지면 큰 부상을 면치 못한다.
용군휘는 자신의 몸이 다치는 것은 상관없었다. 다만 부상 때문에 쌀을 씻지도 못하고 물을 길어오지도 못하는 몸이 될 것을 우려하였다.
처마 끝에서 미끄러진 용군휘는 하필 돌계단 위로 떨어지게 되었다. 비명소리에 지켜보던 몇몇 행자들이 놀라 외쳤지만 그들도 어찌 할 바를 몰랐다.
“아이고, 이를 어째!”
“저것 봐! 군휘 행자가 떨어진다!”
행자들을 관리하던 현강 역시 안색이 해쓱해졌다. 만일 행자가 크게 다치면 관리 소홀로 계율원으로 불려가 심한 문책을 받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용군휘는 돌계단 위로 곤두박질치며 허우적거렸다.
“으아아!”
한데 이때였다. 황색 가사를 걸친 노승이 날아들며 용군휘를 받아 안았다. 노승은 용군휘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눈을 상큼 치켜떴다.
“아니, 넌 군휘가 아니더냐?”
노승을 대한 용군휘는 놀랍고도 두려운 마음에 얼른 배례를 올렸다.
“사... 사존님을 뵈옵니다.”
노승은 구레나룻과 풍성한 수염을 가슴까지 기른 당당한 체구의 소유자였다. 마치 사자와 같은 용모는 승려로서는 다소 험상궂었지만 오랜 수도 생활 덕분에 그 우악스러움이 위엄으로 바뀌어 있었다.
법공대사.
바로 소림 승려들의 행실과 마음가짐을 관리 감독하는 계율원 주지였다. 그는 공자 항렬의 막내로서 다소 다혈질이었지만 판결은 엄정했다. 그가 계율원 주지를 맡은 이후 계율을 어긴 승려가 절반으로 줄어들 만큼 그는 소림 제자들을 철저하게 감독했다.
법공대사는 용군휘를 덥석 안아 일으키고는 몸 이곳저곳을 만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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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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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군휘는 돌계단 위로 곤두박질치며 허우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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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을 대한 용군휘는 놀랍고도 두려운 마음에 얼른 배례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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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소림 승려들의 행실과 마음가짐을 관리 감독하는 계율원 주지였다. 그는 공자 항렬의 막내로서 다소 다혈질이었지만 판결은 엄정했다. 그가 계율원 주지를 맡은 이후 계율을 어긴 승려가 절반으로 줄어들 만큼 그는 소림 제자들을 철저하게 감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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