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패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 자유게시판

그러나 철륜표국은 태산파의 비호를받고 있으면서도 그관계가
원만하지를 못했다. 또아들은 근래 들어그가 가르치는 무공조차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석중행은 아들을 태산파에 입문시
키는 것을 차일피일(此日彼日) 미루어 온 터였다.
석중행이 자식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에 침울해 할때, 산 중턱
고갯마루에 올라서던 선두 표사의 발걸음이 멈춰졌다.
"국주님!"
"음?"
석중행은 무슨 일인가 하여 고개에 올라섰다.
그곳에는 어른 둘이 마주보고 양팔을 둘러서야 겨우 감을 수 있을
정도로 크고 둥근 바위가 좁은 소로(小路)한 가운데를 떡 하니 막
고 있었다.
바위에는 서툰 음각(陰刻)으로 '난입자사(亂入者死, 함부로들어오
는 놈은 죽는다)'라는 문구가새겨져있고, 특히 '사(死)'자에는붉은
칠까지 더해있어 보기에도 섬뜩했다.
뒤따라온 고패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게 대체 뭡니까?"
석중행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일행을 멈추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때맞춰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게 섰거라!"
걸걸한 고함소리와 함께 소로 옆 비탈진 숲 속에서 십여명의 사
내들이 저마다 강도(鋼刀)와철추(鐵　), 낭아봉(狼牙棒) 등을들고
함성을 지르며 뛰쳐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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