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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서준 댓글 0건 조회 421회 작성일 20-12-02 13:46본문
수술 복장을 한 이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병원은 아니라는 점이다. 병원 특유의 소독약 냄새가 안 났으니까. 수술 복장을 했다고 해서 수술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반쯤 열린 문수의 눈에 그들의 손에 들린 주사기가 보였다. 그것을 보고 문수는 이곳을 어렴풋 짐작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내 그의 의식은 까마득히 멀어졌다.
문수는 다시 잠들었다.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떴으나 눈부신 빛에 의해 파르르 떨릴 뿐이었다. 그 와중에 희미하게 외계인처럼 수술복을 입고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몇 개의 시선들이 느껴졌다. 마치 눈앞에 안개가 낀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문수는 포기하고 눈을 감아버렸다.
하지만 눈을 감았음에도 주변 환경에 대한 인식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명확해져갔다. 손과 발, 허리와 가슴 그리고 머리가 고정되어 있었다. 때로는 세워지고 때로는 눕혀진 상태였다.
주기적으로 주사기를 통해 무언가가 자신의 혈액을 타고 흘렀고, 그럴 때마다 자신은 몸부림을 치면서 의식을 잃었다 깨어나기를 반복했다.
‘임상실험.’
의식을 잃었을 때는 기억이 나지 않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문수는 마치 눈으로 모든 것을 본 것처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C.2.H.4.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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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의 성장 및 두뇌활동을 극대화시키는 합성물질.’
그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라는 물음은 무의미했다. 매번 주사액을 주입할 때마다 의사와 간호사는 더없이 냉정한 눈으로 그를 지켜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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