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회사를 다니는 게…….” 우리카지노 > 자유게시판

문수네 집은 어머니가 청소부로 벌어들이는 돈으로 세 식구가 먹고 살 수 있었다. 사실 세 식구뿐만이 아니었다. 다들 결혼하며 분가했다고는 하지만 가끔 찾아오는 다른 자식들에게도 어머니는 뭔가를 끊임없이 주려고 했다. 그리고 같이 오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손주들과 친손주들에게까지. 아버지도 가끔 손주들에게 먹을 것을 사주기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어머니의 지갑에서 나온 돈이었다.

그런 어머니를 아버지는 언제나 무시했다. 곰탱이 같은 년이라고. 문수는 어릴 적부터 그런 아버지가 싫었다. 집안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가 싫었고, 남에게 퍼주기만 하는 아버지가 싫었고, 조상의 은덕으로 살아야 한다는 그런 어처구니없는 아버지의 말이 싫었다.

마음 같아서는 집안에서 아버지의 흔적을 모두 지워버리고 싶었다. 향로도 그렇고, 족보도 그렇고, 종친회 회보도 보기 싫었다. 단군 할아버지 상이라든지, 풍수지리에 관한 책이나 전국을 돌아다니며 돈도 벌지 못하면서 풍수를 한답시고 사들인 지남철이나 지도 등도 모두 내다 버리고 싶었다.

“먹어라.”

어느새 어머니는 닭찜 요리를 완성해서 문수의 앞에 내놨다. 문수는 젓가락을 들고 말없이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닭찜을 먹기 시작했다.

“어떻게 할 거냐?”

“다시 해야죠.”

“다시 부동산을 한다고?”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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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어머니는 시국이 어수선하니 안정된 직장을 원하시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문수는 지금 상황에서는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신경질을 낼 수는 없으니 어머니를 설득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시겠지만 요즘 난리잖아요. 그리고 경력직도 아니고 스물아홉이나 된 신입을 뽑아줄 곳은 어디에도 없어요. 기껏 찾아봐야 중소기업인데, 중소기업은 요즘 아르바이트 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을요.”

“그렇기는 하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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