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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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정민 댓글 0건 조회 690회 작성일 19-08-07 09:51본문
내가 여기서 논평하건대, “결혼반지가 인간의 얼굴 위에 사정없이 문질러질 때, 그 결혼반지의 툭 튀어나온 부분의 영향이 인간의 얼굴에 어떤 아픔을 주는지 만큼은 이 분야(반지의 영향)의 어떤 권위자들 보다 내가 훨씬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 씻음이 완전히 끝났을 때, 누나는 나에게, 어린 참회자가 삼베옷 (삼베옷은 참배의 표시임)을 입듯이, 가장 뻑뻑한 느낌이 나는 깨끗한 속옷을 입혔다. 그리고 가장 꽉 조이고 가장 끔찍한 옷을 입혀 나를 옷 속에 단단히 묶은 후, 누나는 나를 펌블추크 삼촌(능청맞은 잡곡상, 주인공의 진짜 삼촌은 아님, 그냥 말로만 삼촌)에게 인도했다.
펌블추크 삼촌은 자기가 마치 사법장관이라도 된 마냥 한껏 격식을 차리며 나를 인계받은 후, 내가 이미 눈치 챘듯이, 내 씻음이 계속되는 동안 말하지 못해 안달이 난 일장연설을 내 얼굴 위로 쏟아 붓기 시작 했다. 펌블추크 삼촌이 말했다. “소년아, 너의 모든 친구들(신분상승에의 기회를 준 가족과 삼촌)에게 영원히 감사해 하거라, 특히 너를 손수 길러준 그들에겐 더더욱 감사해 하거라.”라고.
“굿 바이, 조!” (조는 ‘주인공의 매형’) “너에게 행운이 깃들길, 핍, 이 친구야!”
나는 한 번도 조와 떨어져본 적이 없었었다. 그런 내 감정들과 내 얼굴에 붙은 비누 거품들로 인해 처음엔 2륜 경마차 말곤 아무것도 보 이지 않았다. 좀 전 까지만 해도 그렇게 많이도 보이던 별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별이 하나씩 하나씩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떠한 별도 내 질문에는 빛을 주지 않고 있었다.
‘도대체 내가 왜 미스 해비샴(귀부인, 여자주연, 여자주인공은 아니고 여자주연)의 집에 놀러가야 하지? 내가 거길 가서 도대체 무얼 하며 놀아야 되지?’라는 내 질문 말이다.
펌블추크 씨(능청맞은 잡곡상, 쌀 이외의 곡식을 사고파는 상인)의 점포(점포와 집)는 ‘장이 서는 읍’의 중심가에 있었다. ‘잡곡상과 씨앗 장수’의 점포답게, ‘말린 후추열매’와 ‘곡식 가루’ 같은 특징을 지닌 집 이었다. 내가 보기에 이 위인은 정말 아주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았다. 가게에 아주 작은 서랍들이 무수히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래쪽 단에 있는 한 두 개의 서랍 안을 훔쳐볼 기회가 있었는데, 서랍 안에는 단단히 묶인 갈색 종이 다발들이 많이 보였다. 나는 궁금했다. 꽃씨들과 ‘구근’(둥근 뿌리와 줄기)들이 이러한 구치소에서 벗어나 만개(꽃이 피다)할 수 있는 화창한 날씨를 한번이라도 원하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내가 이런 사색(‘꽃씨야 탈출해 어서’라는 사색)을 즐긴 것은 내가 그 점포에 도착한 다음 날 이른 아침이었다. 전날 밤에는 경사진 지붕 아래에 있는 다락방의 침대로 직행해야했는데, 침대 틀(뼈대)이 있는 구석이 어찌나 낮은지 나는 내 눈썹과 30cm 이내에 있을 기와들의 수를 추산(계산)해보기까지 했었다.
내가 ‘씨앗들’과 ‘골덴바지’(코르덴 바지, 보온성은 있지만 디자인은 최악인 바지, 위에서 아래로 줄이 가 있는 바지) 이 둘 사이에 정말이지 환상적인 찰떡궁합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도 이 날 이른 아침 이었다.
펌블추크 씨는 골덴바지를 입고 있었다, 가게점원도 역시 골덴바지를 입고 있었다. 뭐 어쨌든지 간에, “골덴 바지가 풍기는 향기와 전반적인 분위기”가 씨앗의 특성에도 아주 많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씨앗이 풍기는 향기와 전반적인 분위기”가 골덴바지의 특성에도 아주 많이 담겨 있었다. 이제 보니 어느 게 어느 건지 구분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점포 내에 있는 골덴바지와 씨앗이 헷갈렸다)
펌블추크 씨는 길 건너 ‘마구(승마 기구) 판매상’을 건너다보는 것으 로써(자기 일은 안하고)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 같았다. 그 사실을 알아챌 호기가 내게 주어진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 ‘마구 판매상’ 역시 ‘마차 제조인’에게서 눈을 고정시키는 것으로써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것 같았고, 그 ‘마차 제조인’ 역시 양쪽 호주머니에 자신의 두 손을 푹 집어넣은 채 제빵업자를 응시하는 것으로 자신의 일을 대신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제빵업자’ 역시 양팔을 순서대로 포개가며 ‘식료 잡화상인’을 째려보고 있었고 그 ‘식료 잡화상인’ 역시 자기 일은 안하고 가게 문에 서서 ‘약사’에게 시선을 고정시킨 채 하품을 크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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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래쪽 단에 있는 한 두 개의 서랍 안을 훔쳐볼 기회가 있었는데, 서랍 안에는 단단히 묶인 갈색 종이 다발들이 많이 보였다. 나는 궁금했다. 꽃씨들과 ‘구근’(둥근 뿌리와 줄기)들이 이러한 구치소에서 벗어나 만개(꽃이 피다)할 수 있는 화창한 날씨를 한번이라도 원하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내가 이런 사색(‘꽃씨야 탈출해 어서’라는 사색)을 즐긴 것은 내가 그 점포에 도착한 다음 날 이른 아침이었다. 전날 밤에는 경사진 지붕 아래에 있는 다락방의 침대로 직행해야했는데, 침대 틀(뼈대)이 있는 구석이 어찌나 낮은지 나는 내 눈썹과 30cm 이내에 있을 기와들의 수를 추산(계산)해보기까지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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