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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지낸다니, 누구랑 그런 걸 합의했다는 말인가.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이 뱀이 도대체 어떻게 말을 하냐는 것.

“저기, 혹시 인형이세요?”

인형에게 인형이냐고 묻는 것도 우스웠지만, 일단 말이 통한다는 데 희망을 걸고 물었다. 뱀이 의외라는 표정으로 혀를 쏙 집어넣었다.

“인형?”

“네. 매우 잘 만들어진 인형이라거나. 그 안에 사람이 있는 거죠? 안 그러면 뱀이 어떻게 말을 해요?”

이성을 찾고 차근차근 생각해 보니 픽하고 바람 빠진 웃음이 터졌다.

그래. 동물이 말을 하다니, 무슨 터무니없는 생각인지. 사람이 들어가기엔 뱀 몸통이 지나치게 얇고 길지 않느냐는 의문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데, 뱀이 고개를 저었다.

“아닌데? 나 인형 같은 거 아닌데?”

“에이, 거짓말…….”

거짓말하지 마세요, 라고 말하려던 입이 닫혔다.

쩍 벌어진 거대한 희번덕거리는 송곳니를 보니 절로 그렇게 됐다. 황금색 눈이 부드럽게 휘어졌다.

“봐봐, 안에 사람 없지? 이젠 믿을래?”

“어떻게… 뱀이 말을 할 수가 있죠?”

“이렇게, 이렇게! 혀와 목을 움직여서!”

“아니, 발성법을 묻는 게 아니잖아요.”

뱀은 시뻘건 목구멍을 필요 이상으로 껄떡껄떡 움직이며 작게 웃었다. 분명 장난치는 것 같은데 따라 웃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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