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으라고 먹은 약이 '간 손상'…대표 약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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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건강복지회 댓글 0건 조회 665회 작성일 20-06-09 12:48본문
치료를 위해 먹는 약이 '간 손상'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간은 음식 뿐만 아니라 약물도 대사를 시키며, 대사 과정에서 간세포에 직접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약물 유발 간손상 발생률은 10만명 당 13.9명이라는 프랑스의 보고가 있다. 약물로 인한 간손상은 경미한 간섬유증부터 치명적인 급성 간부전까지 다양하다. 특히 간손상으로 인해 황달이 발생하면 치명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간손상 일으키는 대표 약물
최근 싱가포르 연구팀이 약물로 인한 간손상에 관한 동서양 연구 28편을 메타분석한 결과를 대한간학회지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서양의 간손상 유발 약물의 순위가 달랐는데, 동양의 경우 간손상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약은 항생제로 나타났다. 그 다음은 심혈관질환제제, 항정신성 약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약초 및 보조제 순으로 나타났다. 서양은 조금 달랐다. 아목시실린 클라불란산(황생포도구균 등을 죽이는 항생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계열인 니메술리드과 이부프로펜, 항결핵제제 순으로 나타났다.
약초의 경우도 간 손상을 유발했다. 동양에서는 가장 많이 간손상을 유발한 약초는 전통적으로 지혈제로 사용해 온 ‘삼칠근(두릅과 다년생 초본 식물인 삼칠의 뿌리)’이었다. 서양에서는 중국 녹차(Lu Cha) 성분이 간손상을 많이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대사 과정에서 간에 부담
간은 3000억개의 간세포로 구성돼 있다. 간은 몸에 들어온 각종 영양소를 다른 물질로 대사해 온몸으로 보낸다. 또한 몸에 해로운 독소나 노폐물의 75% 이상을 해독하고 배출한다. 약물 역시 대부분 간에 있는 간 효소에 의해 대사되는데, 이 과정에서 간에 부담을 가해 간이 기능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거나 간을 손상시킬 수 있다. 간 세포에 직접 손상을 주거나, 간에서 나오는 담즙의 흐름을 막는다. 모든 약은 약효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는데, 간 손상은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약물로 인한 간 손상은 유전적으로 약물에 취약하거나, 평소 술을 많이 마시거나 비만한 사람에게 발생 확률이 높다. 따라서 어떤 약이든 간을 생각해야 한다. 복용법과 복용 양을 꼭 지키고, 부작용 및 주의사항도 살펴야 한다. 약을 먹는 동안 음주는 자제해야 한다.
한편, 간이 손상돼 기능이 떨어지면 초기엔 피로, 권태, 소화불량, 구역질 등이 나타난다. 중기엔 소변이 황갈색, 피부가 노란색이 되는 황달이 보이고, 입 냄새가 나고, 붉은 반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말기엔 잇몸과 코의 출혈, 복부팽만, 부종, 혼수상태 등에 이른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술을 과도하게 마시지 않는 데도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앓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기준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는 2015년 2만8천368명에서 2019년 9만9천616명으로 증가했다.
지방간은 지방이 간 전체 무게의 5%를 초과한 상태를 칭한다.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흔히 지방간은 과다한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배씨처럼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흔히 발견된다. 지방간의 80%는 생활 습관으로 인해 생긴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알려져 있다.
김형준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비만하지 않은 사람들도 지방간인 경우가 많다"며 "복부지방 즉 내장지방이 지방간의 더 큰 원인이 된다"고 밝혔다.
실제 과체중이나 비만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세계 인구의 10∼30%를 차지한다. 국내 연구에서도 유병률이 12.6%로 발표된 바 있다.
특히 내장 지방량이 증가할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이 최대 2.2배까지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대부분은 간 내 침착만 일어나는 단순 지방간이지만, 일부는 간세포가 괴사해 염증이 나타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의 10∼15%는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지방간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알아채기 어렵다. 대부분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했거나 건강검진 등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일부 환자는 피로감, 전신 권태감, 오른쪽 상복부의 불편함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지방간은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서 지방이 침착된 간의 모습을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며 "단순 지방간과 향후 간경화로 진행할 수 있는 지방간염의 감별을 위해서는 간조직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간을 약물로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대신 지방간의 원인이 되는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등 요인을 교정하고 제거해야 하므로 체중감량과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단 금식 등을 통한 급격한 체중감량은 내장지방에서 간으로의 급격한 지방 이동을 초래해 오히려 급성 지방간염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간 부전이나 담석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의료진들은 일주일에 0.5∼1㎏ 정도 감량하는 게 적당하다고 본다. 현재 체중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열량에서 500∼1천㎉ 덜 먹으면서 천천히 감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체중보다 내장지방을 감소하는 게 중요하므로 탄수화물보다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된 고등어, 삼치 등을 먹는 게 좋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체중의 절대량 감소보다는 내장지방의 감소가 중요하다"며"탄수화물이 많이 든 쌀밥, 떡, 빵 등은 체내에서 쉽게 지방으로 바뀌므로 섭취를 줄이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된 식품 위주로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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