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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지우 댓글 0건 조회 651회 작성일 19-08-0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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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疏遠)한 아버지와 나 사이의 이런 일은 이미 익숙해진 서원이가 어느새 뒤따라 나와

내 옆을 걸으며 물었다.


"어."


술을 못 마시는 나이지만 흔쾌히 승낙했다.





녀석들이 즐겨 찾는 이 곳은 사람들과 동떨어진 듯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조용한 술집이

었다. 아직은 비어 있지만 밤이 되면 젊은 직장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칵테일 바를 지나서

구석진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룸은 아니지만 불투명한 통 유리로 칸막이가 되어 있어 다

른 사람들의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는 차단된 공간에서 조용하게 술을 마실 수 있었다.


우리는 맥주와 양주를 몇 병 주문하고 거기에 딸려 wooricasinobk.com 나오는 푸짐한 과일 안주와 더불어 닭

가슴살이 버무려진 샐러드와 체리에이드도 한 잔 주문했다. 술을 마시지 않는 나를 위한 지

유의 배려였다.


곧, 주문한 술과 안주가 테이블을 한 가득 메웠다. 술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집어드는

지윤이에게서 술병을 낚아채 간 서원이는 알코올 도수가 약한 맥주를 그녀의 눈앞에 흔들어

보였다. 꽤나 아쉬운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지윤이는 마지못해 그걸 들어 병째 들이켰다.

헌데 그것도 거슬리는지, 서원이는 그것마저 낚아채 술잔에 따라 두 손에 꼭 쥐어주었다.

그리고 사랑과 술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지윤이에게 과일안주 하나를 집어서 입에 넣어주

기까지 했다. 그제야 웃는 지윤이를 보니 연구할 가치가 있는 기묘함마저 느껴졌다. 류서원

같은 무뚝뚝한 인간이 어찌 저런 소름 돋는 애정행각을 벌일 수가 있겠는가.


"언제든 이혼 해달라는 말은 해봤냐?"


안주만 집어먹고 있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술만 들이붓고 있던 지유가 물었다.


"어."


나는 별 관심 없다는 듯이 닭 가슴살을 포크로 콕 찍어서 입에 넣었다.


"뭐래."

"절대."


그의 단호한 어투를 그대로 전해주었다. 지유는 술잔을 들고 잠시 나를 힐끗 쳐다보다가

그것을 입에 털어 넣었다.


"역시 그랬네…."


다시 양주를 집어든 지유는 맞은편에 앉은 서원이를 보며 피식 웃었다.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 지유의 속뜻을 알아차린 듯 서원이는 씁쓸하게 녀석의 손에 들린 양주를 빼앗아들

어 앞에 놓인 잔을 툭툭 쳤다. 잠시 인상을 쓰고 있던 지유는 건조한 웃음만 흘리며 술잔을

들어 서원이가 따라주는 술을 받아들었다.


"제기랄, 취하지도 않네."


연거푸 술을 쏟아 붓던 지유는 테이블에 술잔을 탁 내려놓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


술 마시다 말고 어딜 가냐고 묻자 지유는 잠시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담배 피우러 카지노사이트."


담배 연기에 질식사할 수도 있는 어이없는 습성을 지닌 친구를 위해 귀찮음을 감수하고 밖

으로 나가서 피우고 와야만 하는 골초 녀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이미 버무려진 샐러

드만 포크로 뒤적였다. 지유는 그런 나의 머리를 흐트러뜨려 놓고 밖으로 나갔다.


"어유, 답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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