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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그런데 정말 괜찮은 거예요? 과자 같은 걸 먹어도?”

“왜? 뭐가 문제인데?”

하넬이 누가 뺏어갈세라 몸에 과자 봉지를 꼭 낀 채로 우물우물거렸다.

“아무리 신수라고 해도 일단 하넬 씨의 신체는 뱀이잖아요. 종족 특성상 과자를 먹는 건 조금… 그러다 탈나면 어떡해요?”

하은이 가볍게 내뱉은 질문의 여파는 컸다. 명랑하게 과자를 먹던 하넬이 아연실색하며 입안에 있던 과자를 툭 떨어뜨렸고, 까마귀는 부리를 살짝 벌리며 놀랐다.

그 반응에 하은은 엉거주춤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뭐, 뭐야. 내가 뭐 잘못 말했어?

“뱀이라니!! 어디서 감히 그딴 종족을 들이미는 거야?”

비늘마저 새하얗게 변한 하넬이 잔뜩 화가 났는지 펄쩍펄쩍 뛰었다. 예상외의 반응에 하은이 움찔했다.

“…아니었어요?”

“당연하지! 나는 뱀이 아니라 용이야, 용!”

“용이라고요?”

이게?

하은은 끝말은 속으로 삼키고는 용이라고 주장하는 뱀을 훑어보았다. 회색이 도는 노란 비늘, 다른 코브라와는 달리 머리 뒤쪽에 있는 한 쌍의 후두판, 작고 좁은 머리…….

아무리 보아도 자신이 알고 있는 킹코브라가 맞다. 용이 뱀과 비슷하게 생기긴 했지만, 그래도 엄연히 달랐다.

무엇보다도 용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완전히 딴판이지 않은가. 신비로움과 근엄함 따윈 없는 실사판이라니.

번개를 부르며 하늘로 승천하는 상상 속 용의 모습과 과자나 먹어대는 뱀의 모습은 너무도 대비되어 보였다.

하은은 속으로 은근슬쩍 실망하며, 파르르 떨리는 몸통을 가리켰다.

“그렇지만 다리가… 없는데요? 용이라면 뿔이나 날개라도…….”

“수염이 있잖아, 수염이!”

잔뜩 흥분한 하넬이 아래에서 불숙 튀어나왔다. 피부에 닿지도 않았는데 파충류의 낮은 체온이 훅하고 다가왔다.

하은은 희번덕거리는 굵은 송곳니를 보지 않으려고 애쓰며 하넬의 코 주변을 살폈다.

대체 수염이 어디 있다는 거야? 한참을 살피고 나서야 코 양쪽에 한 올씩 돋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너무 짧고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 게 문제지만.

“에이… 그래도 다리가 없잖아요. 진짜 용 맞아요?”

“수염이 있잖아! 그러니까 용이지!”

“하지만 수염도 너무 짧고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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