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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태웅 댓글 0건 조회 570회 작성일 20-10-0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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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전설 3화



황하의 물줄기가 용문에 이르자 갑자기 용울음소리와 같은 굉음을 발하며 폭류로 변했다. 한데 요란한 물소리를 뚫고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앙... 앙......!

하나의 대바구니가 넘실대는 황톳물을 타고 흘러내려오고 있는데 울음소리는 대바구니 안에서 들려왔다. 드센 물살에 본능적인 위기를 느꼈는지 아기는 필사적으로 울어댔다.

바로 절색의 미부가 띄워 보낸 아기였다.

물살이 더욱 사나워지면서 곳곳에서 소용돌이가 형성되었고 통나무며 배의 잔해 등 황하의 부유물이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거대한 폭포와도 같은 용문의 물살은 한번 빨려들면 통나무도 으스러지고 만다.

“아앙... 앙......!”

위지가 고조되면서 아기의 울음소리도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용문은 배 한 척 지날 수 없는 험한 수역이기에 어부들이 구원도 바랄 수 없는 곳이다. 소용돌이에 휘감긴 대바구니는 몇 번씩 물에 잠기면서 폭류 속으로 빨려들기 시작했다.

아기를 밝은 세상으로 보내기 위한 미부의 간절한 바람도 부질없는 행위였던가. 이제 아기는 채 세상의 빛을 느끼기도 전에 목숨을 잃게 될 상황이었다.

한데 이 순간 용문의 폭류 아래서 하나의 인영이 솟구쳐 올랐다.

흰 눈썹과 흰 수염의 노승.

수많은 천 조각을 이어붙인 황색 가사를 걸친 노승은 경이적인 신법으로 폭류를 밟고 거슬러 올라왔다.

“아미타불... 세상이 온통 물소리로 가득한데 어떻게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올 수 있단 말인가?”

백미노승은 빠르게 황하의 수면을 살피다 하나의 대바구니를 찾아냈다. 순식간에 백 장을 미끄러진 노승은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드는 대바구니를 건져 올렸다.

노승은 대바구니에 든 아기를 보고는 놀라움을 금지 못했다.

“허어, 아이가 들어있다니! 게다가 어찌 아기의 울음소리가 용문의 물소리를 능가한단 말인가?”

노승은 나뭇가지를 밟고는 수면을 가로질러 강변으로 미끄러져 갔다. 절묘한 일위도강 수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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