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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평형.

넓게 보이기 위해 베란다도 트고, 작은 방 베란다조차 터져 있었다. 훅 밀려들어오는 각종 이물질들. 눈이 따갑고 코가 매울 정도였다. 문수는 간단하게 손을 휘젓는 것으로 그 모든 냄새와 이물질을 없애 버렸다.

그 간단한 동작만으로 건설회사에서 몇 날 며칠 탈취제로도 없애지 못했던 이물질과 냄새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청량한 냄새가 감돌기까지 한다.

거실 벽에는 완전 평면 광폭형 텔레비전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세탁기는 유명 대기업의 최신식 공기방울 세탁기가 배치되어 있었다. 모든 가구들이 최상급으로 세팅된 내부는 고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였다. 우리카지노

‘3-Bay.’

25평형 계단식이기에 전용면적이 82% 이상 나오고, 안방, 거실, 작은방이 전면을 향하고 있는 형태를 3-Bay 구조라고 한다. 복도식의 경우에는 나오기 힘든 구조임은 분명했다. 건설사의 네임 벨류도 있으니 상당히 무난하게 잘 나온 구조라 할 수 있었다.

25평형을 꼼꼼하게 살펴본 후 다시 32평형으로 걸음을 옮겼다. 25평형과 32평형은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평수대라 할 수 있었다.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가족 중심 사회였다. 그러니 약간의 여유를 가진 가정이라면 25평형대와 32평형대를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이상은 조금은 부유한, 소위 상류층들이나 들어갈 수 있는 평형대라고 할 수 있었다.

사실 문수로서는 이런 집이 있다는 것조차 잘 몰랐다. 부동산을 하면서 아파트 구조가 이렇게 생겼구나. 혹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구나. 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 이전의 문수는 세상과는 약간 거리를 두고 살았던 것이다. 32평형으로 걸음을 옮기며 문수는 과거에 대한 생각에 잠긴다.

무던한 성격. 뛰어나지 않은 머리. 인정하기 싫지만 성적은 중간 정도에, 집중력이 약간 모자란 그런 가족의 구성원일 뿐이었다. 뭐 물론, 아버지나 어머니가 자신에 대해서 신경을 써 줄 그런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자신은 나주의 3류 대학을 나왔다. 유학이라면 유학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 3류 대학을 가기 위해서 재수도 아닌 삼수를 했다. 생일이 빨라 초등학교에 빨리 들어간 게 그 이유였지만, 사실 재수나 삼수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대학입시에 떨어졌을 때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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