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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과 노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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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지윤 댓글 0건 조회 358회 작성일 19-08-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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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장 가장 끝자락 뒤로, 오래된 담으로  둘러싸인  무성한  정원이 하나 있었다. 담이 그렇게 높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버둥거리며 올라가 붙잡은 채 좀 더 오래 버티며 그 너머를 바라다볼 수 있었다. 엉킨 잡초들이 너무 크게 자라 있어 무성해보인 그 정원은, 이 집에 딸린 정원이었다. 하지만 초록색과 노란색 길 위로 사람의 발자국 흔적이 보였다. 마치 누군가가 이따금씩 저쪽으로 걸어간 것만 같았다. 게다가 그때까지도 에스텔라가 내게서 멀어지고 있었다(저쪽으로 걸어가고 있 었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곳에 있는 것만 같았다. 내가 술통들을 밟고 일 어서려는 유혹에 굴복해 술통 위를 걷기 시작했을 때, 나는 술통이 가득한 안뜰 끝자락에서 술통들 위를 걷고 있는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등을 내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두 손에 그녀의 예쁜  갈색 머릿결을 붙잡아 넓게 펼치고 있었다. 그녀는 전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러더니 내 시야에서 곧장 사라졌다.
양조장(맥주공장) 건물은, 다시 말해 바닥이 포장되어 있고 크고 높은 건물, 한때 맥주를 만들곤 하던 곳이다. 그 안에는 아직도 양조용 기구들이  그대로 있었다.
내가 처음 양조장(맥주공장)안으로 들어가려다 그 어두움에 아주 짓 눌려 문 근처에 선채 내 주변을  둘러보고 있을 때, 나는 그녀가 불이  끄진 난로들 사이를 걸어 어떤 가벼운 철제 계단들을 오른 후 머리 위에 있던 최상층 관람석을 지나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건 마치 그녀가 하늘 속으로 나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아래에서부터는 ‘양조장’이라는 단어 대신 ‘맥주공장’이라는 쉬운 단어를  사용하겠습니다. 양조장이 뭔지 저조차도 이미지가 쉽게 그려지지 않아서요~.~)

이상한 것이 내 환상 속에 나타난 것도 이 장소, 그리고 이 순간이었다. 나는 그때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생각해봐도 이상했다. 아니 더 심하게 이상했다.
쌀쌀맞은 빛을 올려다보다 약간 흐릿해진 내가 눈을 막, 내 오른 편에 있는 건물 구석 아래의 거대한 목재 빔(들보)쪽으로 돌리자마자 나는 거기서 목메 단채 매달려있는 어떤 형상 하나를 보았다.
두 발에는 구두를  한 짝만 걸친 형상,  누렇게 색이 바랜 흰색 옷을 온 몸에 걸친 형상이었다. 그런 식으로 매달려 있었기  때문에  나는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고, 드레스에 달린 색이 바란 액세서리들이 마치 흙으로 빗은 종이 같았다. 그리고 그 얼굴은 미스 해미샴의 얼굴이었다. 그  얼굴은 마치 나를 부르려고 절규하는 듯 했고 그 절규의 몸부림이 얼굴표정이 되어 얼굴전체에 퍼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형체를 보는 것은 끔찍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 형상이 거기에 없었다는 어떤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더 두려웠다. 나는 그 장소에서 달아났다. 곧 다시 그 쪽으로 달려가 보았다. 거기서 아무런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을 때 내 공포는 최대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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