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4766779?sid=104
독립기념일을 맞은 미국에서 또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축제 행렬을 겨냥한 무차별 총기 난사로 30명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N 등에 따르면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교외 하이랜드파크의 경찰은 이날 오전 독립기념일 퍼레이드에서 무차별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6명이 사망하고 24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 6명 가운데 5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된 후 숨졌다.
CNN은 최소 31명의 부상자가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이들의 연령대는 8세부터 85세로 다양했으며, 복부나 팔·다리 등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어린이를 포함한 중상자가 적지 않아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총상을 입은 일부 피해자는 치료를 받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건은 독립기념일 퍼레이드가 시작된 지 20여분 만에 발생했다. 총성이 울리자 수백 명의 행진 참가자들은 의자, 유모차, 담요 등을 내팽개치고 대피했다. 현장 곳곳에는 피해자들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행사에 참석했던 조 파벨자크는 CNN에 "처음에는 불꽃놀이가 시작됐다고 생각했다"며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닫고 아버지를 붙잡고 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총격범이 인근 건물 옥상에서 행렬을 향해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용의자 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다. 옥상에서는 용의자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성능 소총 1정이 발견됐다. 하이랜드파크 경찰의 현장 지휘관인 크리스 오닐은 기자회견에서 "용의자는 18∼20세 나이의 백인 남성"이라며 "흰색 또는 파란색 티셔츠를 입었고 작은 체격에 검은색 장발"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랜드파크 총기 난사 직후 이 지역 모든 관련 행사가 중단됐다. 아울러 글렌뷰, 에번스턴, 노스브룩 등 다른 주변 지역의 독립기념일 행사도 전격 취소됐다.
이번 사건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초당적 총기 규제 법안에 서명한 지 9일 만에 발생했다. 해당 법안은 18~21세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회를 위해 미성년 범죄와 기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21세 미만 총기 구매자의 정신 건강 상태를 당국이 최소 열흘간 검토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로써 미국은 1993년 공격용 소총을 금지하는 '돌격소총 금지법' 이후 29년 만에 의미 있는 총기 규제법을 시행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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