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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미국과 유럽연합(EU) 주요국의 반발에도 11시간 일정의 방중을 강행했다. 그는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후 주요 7개국(G7) 지도자 최초로 중국을 찾았다. 시 주석으로부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이끌어내는 등 성과가 있었다고 숄츠 총리가 자평했다. 하지만 독일 언론마저 숄츠 총리가 서방의 중국 견제 전선에 균열을 냈다며 “이를 성과로 내세우기에는 한참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숄츠 총리는 4일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차례로 면담했다. 폭스바겐, 지멘스, 도이체방크 등 독일 12개 기업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경제사절단도 동행해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타진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국제사회는 핵무기 사용 또는 사용 위협에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숄츠 총리는 성명에서 “독일과 중국은 러시아의 핵 위협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5일 집권당인 사회민주당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선언했다. 이것만으로도 이번 방문의 성과는 충분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방중을 두고 독일 안팎의 비판은 더 거세지고 있다. 미국과 EU 주요국이 시 주석의 3연임 확정 후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EU 최대 경제대국을 이끌고 있는 숄츠 총리가 중국과의 경제 협력만 우선하는 ‘자국 우선주의’에 매몰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최근 EU가 중국을 ‘적대적 경쟁자’로 규정하며 EU 차원의 통일된 중국 견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과 대치된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독일 정부의 전략에 어긋나고 EU 통합도 위태롭게 했다”고 비판했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DZ) 역시 “시 주석의 핵무기 사용 반대 입장 표명에도 총리의 중국 방문이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하기엔 한참 역부족”이라고 가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