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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그 사건<50> 강남 가라오케 사장 피살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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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donna 댓글 0건 조회 45회 작성일 23-11-1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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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 강남가라오케 돼 돌아온 독설이 낳은 ‘악마’



“아이~ 형!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아침부터 사람 기다리게 하고….”​지난 2003년 5월 4일 오전 10시가 조금 지난 시각. A 씨는 씩씩거리며 평소 가깝게 지내던 사회선배 서중석 씨(가명·당시 45세)의 집에 찾아갔다.​당일 아침 A 씨는 서 씨와 골프를 치러 가기로 수일 전부터 약속이 돼 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웬일인지 서 씨는 약속시간이 한참 지나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상하게 여긴 A 씨가 서 씨의 논현동 아파트를 찾았을 때 서 씨네 집 현관문은 열려 있는 상태였다. 서 씨를 찾아 집 안에 들어선 A 씨는 안에서 풍겨 나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냄새에 또 한 번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집 안을 둘러보던 A 씨는 잠시 후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서 씨가 온통 피투성이가 된 채 주방에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5년 전 서울 강남 일대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일명 ‘M가라오케 사장 피살사건’은 이렇게 시작된다. 경찰 조사 결과 범인은 서 씨와 한때 호형호제하며 막역하게 지내던 유명 연예기획사 대표로 밝혀졌는데 채권채무로 인해 빚어진 원한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강남경찰서 강력5팀 이춘기 형사는 다음과 같은 소회를 밝혔다.​“피살자가 연예계 마당발로 강남가라오케 소문이 자자했던 인물이라 그런지 당시 언론과 세간의 관심이 대단했던 사건으로 기억된다. 범행의 잔인성이나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의 특수성 등으로 인해 사회가 상당히 시끄러웠었다. 돈 문제로 얽혀 있던 두 사람이 돈의 변제를 두고 극심한 갈등을 빚어오던 중 벌어진 참극이었는데 빌려준 돈을 돌려받고자 하는 마음에서 채무자에게 인격적인 모독을 줬던 것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불러일으켰다고나 할까. 사람이 원한을 품으면 얼마나 무서운 존재로 돌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우선 당시 상황에 대한 이 형사의 얘기를 들어보자.​“현장 상황은 정말 소름이 확 끼칠 정도로 끔찍했다. 수많은 살인사건 현장을 봐온 수사팀으로서도 경악할 정도였으니까. 서 씨는 복부와 어깨, 옆구리 등 몸 전체에 걸쳐 무려 14군데나 칼에 찔려 죽어 있었는데 범행에 사용된 칼은 정수리에 그대로 박혀 있는 상태였다. 집 안이 온통 피바다였음은 물론이다. 서 씨는 그렇게 흉기에 찔리면서도 끝까지 도망가려 했던 듯 벽에는 그의 피 묻은 손자국이 낭자했다. 당시 상황이 얼마나 참혹했는지를 짐작케 하고도 남았다.”​자신의 집에서 처참한 주검으로 발견된 서 씨는 강남 중심가에서 유명 가라오케를 운영하던 인물로 주점 영업과 사채업 등으로 상당한 돈을 모은 소문난 재력가였다. 당시 서 씨는 8년 전 이혼한 뒤 그 전해 12월부터 이 아파트에 혼자 거주하고 있었는데 부패가 진행되고 있던 강남가라오케 사체의 상태로 보아 살해된 지 이미 수일이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도대체 누가 왜 서 씨를 살해한 것일까. 집 안을 수색하던 수사팀은 1억 원에 달하는 서 씨의 명품시계가 사라진 것에 주목, 처음에는 강도에 의한 범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열 군데 이상을 찔러 무지막지하게 살해한 잔혹한 범행수법으로 보아 단순 강도에 의한 살인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범인이 현장에 남긴 유일한 단서는 235㎜ 정도의 족적이었다. 수사팀은 성인남성의 발 크기치고는 너무 작다는 점을 감안해 현장에 의문의 여성이 함께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했다. 특히 피살된 서 씨가 평소 여자 연예인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점에서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 여자 연예인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다.​조사 결과 서 씨는 사체로 발견되기 약 일주일 전인 4월 27일 저녁 8시 30분경에 아파트 CCTV에 찍힌 것을 마지막으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 따라서 수사팀은 27일 자정 전후에 서 씨가 살해된 것으로 보고 그 시간대 서 씨의 빌라를 찾은 사람을 찾아 나섰다.​하지만 수상한 사람을 봤다는 목격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고 이상하게도 CCTV에도 외부 사람이 서 씨의 아파트로 들어가는 모습이 남아 있지 않았다. 다만 집 안에 외부인이 침입한 흔적이 없다는 사실은 서 씨가 안에서 직접 강남가라오케 문을 열어줬으며 범인이 평소 서 씨와 안면이 있는 면식범이라는 점을 뒷받침해주는 정황 증거였다.​수사팀은 서 씨의 신상과 주변상황 등을 분석해 일단 원한에 의한 살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살해된 서 씨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탐문수사에 들어갔다. 다음은 이 형사의 얘기.​“수사팀이 주목한 점은 서 씨가 그 일대에서 워낙 유명한 인물이라는 사실이었다. 특히 서 씨가 운영하던 가라오케는 유명 연예인들의 뒤풀이 장소로도 자주 이용되곤 했는데 서 씨는 ‘연예계 마당발’로 통할 정도로 평소 연예계 인사들과 폭넓은 친분을 쌓아왔으며 연예 관련 사업에 투자를 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라오케 운영과 사채업으로 큰돈을 번 서 씨는 여유로운 경제적 기반을 바탕으로 다수의 유명 연예인과도 깊은 친분을 유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 서 씨가 하루아침에 자신의 자택에서 피살되자 당시 업소와 연예계 주변에서는 연예인 연루설 등 확인되지 않은 갖가지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특히 수사팀은 서 씨가 풍부한 자금을 토대로 연예사업 투자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주변사람들의 진술에 따라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는 과정에서 원한을 샀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서 씨와 금전 거래를 맺은 인물들을 파악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인물이 바로 김대식 씨(가명·49세)였다. 다음은 이 형사의 얘기.​“인기 여자 탤런트의 매니저로 활동하기도 했던 김 씨는 당시 유명 연예 기획사를 운영하고 강남가라오케 있었으나 기획사 운영이 잘 되지 않아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에 김 씨는 그해 초 평소 친하게 지내던 서 씨로부터 몇 차례에 걸쳐 5000만 원을 빌렸으나 약속된 기한이 지나도 원금을 갚지 못해 빚이 7500만 원까지 늘어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변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서 씨는 김 씨에게 채무 변제를 강하게 독촉했고 두 사람은 돈 문제로 사이가 급격히 틀어졌다고 한다. 특히 서 씨는 돈 문제에 있어서는 주변에서 지독하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철저했나보더라. 그래서인지 서 씨에 대해 안 좋게 평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채무를 둘러싼 두 사람의 상황으로 볼 때 김 씨가 서 씨에게 반감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했다. 특히 서 씨의 휴대폰 통화내역을 분석한 결과 최종 통화자 역시 김 씨로 드러났다. 수사팀은 김 씨를 불러서 조사를 하기로 했다. 다음은 이 형사의 얘기.​“김대식에게 전화를 했더니 휴대폰이 꺼져 있더라. 그래서 김 씨의 부인을 통해 연락을 시도했다. 얼마 후 통화가 됐는데 대뜸 부산에 있다는 거다. ‘서중석이 죽었다’고 했더니 김대식은 ‘왜요?’라며 깜짝 놀라더라. 우리는 사건 관련 참고인으로 조사할 게 있다며 그를 경찰서로 불러들였다.”​하지만 정작 김 씨를 본 수사팀은 혐의점에 대해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김 씨는 어릴 강남가라오케 적 앓은 소아마비로 인해 두 다리를 절뚝거리는 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수사팀이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피살된 서 씨는 체격 자체는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태권도 등 각종 운동을 많이 한 사람으로 1 대 1로 싸울 경우 절대 지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따라서 수사팀으로서는 다리가 성치 못한 김 씨가 서 씨를 제압하고 살해했다는 것이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수사 결과에 따르면 김 씨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였다. 이어지는 이 형사의 얘기.​“경찰서에 와서도 그는 그다지 동요하는 기색이 없었다. 찬찬히 살펴보니 손에 베인 자국이 있었다. ‘손은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김대식은 만화방에서 병이 깨져서 다친 거라고 둘러대더라. 하지만 그간의 수사경험상 그 상처는 사람을 칼로 찌를 때 반동으로 자신이 쥐고 있던 흉기에 자기 손이 베인 것과 동일한 모양이었다. 특히 장애를 갖고 있던 김 씨의 발 크기는 현장에서 발견된 족적과 정확히 일치했다. 뿐만 아니라 사라진 서 씨의 시계를 김 씨가 고가에 처분한 사실도 밝혀졌다. 수사팀의 추궁에 김 씨는 결국 모든 것을 단념한 듯 담담히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기 시작했다.”​그렇다면 김 씨는 왜 서 씨를 그렇게 끔찍하게 살해한 것일까. 김 씨의 자백에 의해 드러난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두 사람은 평소 ‘형’ ‘동생’ 할 정도로 상당히 가깝게 강남가라오케 지내왔다고 한다. 하지만 자금난에 쫓기던 김 씨가 서 씨에게 급전을 빌린 것이 화근이었다. 점차 나아지겠거니 생각했지만 김 씨의 사업은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고 변제기간이 지났으나 김 씨는 돈을 갚을 길이 막막했다. 다음은 이 형사의 얘기.​“김대식이 계속 돈을 갚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자 사건 당일인 4월 28일 서 씨가 그를 집으로 불렀다고 한다. 나간 돈을 회수해야 하는 서 씨로서는 ‘오늘 어떻게든 결판을 내보자’는 생각이었나 보더라. 김대식 역시 한 번 더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마지막으로 매달려볼 생각이었다고 한다. 서 씨의 집에 찾아간 김대식은 무조건 ‘살려달라. 한 번만 사정 좀 봐달라’고 사정했다고 한다. 김대식의 얘기로는 ‘꼭 갚겠다. 딱 한 달이라도 시간을 더 달라’며 무릎까지 꿇고 빌기까지 했다는 거다. 남자로서 자존심도 다 버리고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사정했건만 서 씨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더라는 거다.”​하지만 정작 김 씨로 하여금 손에 칼을 쥐게 만든 이유는 따로 있었다고 한다. 이어지는 이 형사의 얘기.​“앞서 밝혔듯이 김대식은 소아마비로 두 다리를 저는 장애인이었다.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대놓고 말하는 것보다 더 큰 상처가 어디 있겠나. 그런데 서 씨는 김 씨에게 ‘야 이 XX… XX아. 대체 내 돈 언제 갚을 거냐’라며 심한 욕설과 함께 신체적 결함을 들먹거리며 모욕을 줬다고 한다. 자신보다 나이도 강남가라오케 어린 사람에게 무릎까지 꿇으며 사정사정 했는데 불편한 다리를 빗대어 병신 운운하니 김 씨로서는 더없이 비참했다는 거다. 게다가 서 씨는 김 씨의 신체적 장애를 들먹거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의 부인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소리까지 했다고 한다. ‘야 이 XX아, 돈이 없으면 네 마누라라도 팔아서 갚아야 할 것 아니냐’ 뭐 이런 얘기를 들으니 순간 눈이 뒤집혔다는 거다.”​특히 당시 김 씨는 돈을 갚지 못한다는 이유로 서 씨에게 이미 당할 만큼 당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 씨가 빚 독촉을 할 때마다 김 씨는 변제기간을 연장해달라는 말로 사정을 하곤 했는데 서 씨는 사람들이 많은 커피숍에서 심한 욕을 하는 것은 물론, 얼굴에 물을 뿌리거나 침을 뱉는 등 인간으로서 참기 힘든 모욕적인 처사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김 씨의 진술에 따르면 변제기간 연장을 사정하기 위해 찾아간 그 날도 서 씨의 태도는 여태까지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서 씨가 내뱉는 모욕적인 말에 모멸감을 견디지 못한 김 씨는 주방에 있던 흉기를 들고 서 씨에게 달려들었던 것으로 밝혀졌다.​한때 ‘형 동생’처럼 친하게 지냈던 서 씨와 김 씨. 하지만 돈 문제는 두 사람의 사이를 원수처럼 갈라놓았고 흉기처럼 던져진 매몰찬 언어들은 결국 살인의 불씨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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