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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가 멍하니 앉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연우를 바라보고 있다.

무대 위 의자에 앉아 기타를 들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도저히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다.

문호영의 계속되는 부탁과 친구들의 부추김. 연우가 계속 거절을 하자 문호영이 직접 노래를 부르겠다며 기타를 멨다. 문호영의 노래 실력이 형편없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아는 연우였기에 뜯어말렸다.

결국 이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앞에 놓인 악보 거치대 옆 바구니에는 신청곡이 적힌 쪽지들이 담겨 있다.



-선곡은 네가 알아서 해라.



문호영이 그렇게 말을 하기는 했지만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냥 머릿속이 하얗다.

오랫동안 잊고 지낸 음악이 마음속에 다시금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지만 적어도 그 시작이 이런 식일 줄은 꿈에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이런 시선들은 익숙하다. 고작 해 봐야 백 명도 되지 않는 수십 명의 시선일 뿐이다. 한창 볼케이노에서 활동을 할 때는 어느 학교 축제에 볼케이노가 공연을 한다고 하면 수백 명은 기본이요, 천 명 가까이 모인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엄연히 과거의 이야기다.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허벅지 위에 올려 둔 기타의 무게가 천근만근이다. 친구들이 앉아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린다. 문호영이 후배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테이블은 다른 곳에서 안쪽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무대에서는 그 테이블이 훤히 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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