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돌보는 요양보호사 어깨·허리 골병...산재 신청하자 "아플 나이잖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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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리호랑이 댓글 0건 조회 15회 작성일 24-03-18 03:05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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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나이 50대 되면 아플 때 됐다"
김씨는 "현장에서 어르신을 돌보다 다친 게 아닌 이상 산재를 내도 요양보호사의 나이를 고려해 퇴행성 질환으로 보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라며 귀띔했다.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미끄러져 다리를 삐끗하거나 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아닌 이상에야 산재를 신청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실제로 2013년 척추관협착증 등의 진단으로 업무상 재해를 주장했던 요양보호사는 퇴행성 질환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불승인 처분됐다. 또 다른 요양보호사도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어깨통증으로 산재를 신청했으나 '여성이 50대가 되면 아플 때가 됐다'며 인정받지 못했다.
관련 연구('요양보호사의 산재에 대한 소고'·최다솜·2019)에서는 "요양보호사의 업무는 강도 높은 신체 노동을 요구하며 그에 따라 근골격계 질환이 많이 발생함에도 근로복지공단과 법원은 퇴행성 질환임을 강조, 산재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라고 짚었다.
이 때문에 아예 산재 신청 자체도 낮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이 올해 5월 사고와 질병 경험을 가진 271명의 요양보호사에게 물었을 때 산재를 신청했다는 답변은 공공과 민간 각각 6.7%(승인 6.7%·불승인 0%)와 9.1%(승인 7.7%·불승인 1.4%)로 모두 낮았다. 70% 안팎의 요양보호사는 개인 비용으로 처리했다.
중략
"설거지할 때 물을 몇 리터를 써야 하는지, 걸레는 어느 방향으로 몇 번을 접는지도 일일이 지시했어요."
요양보호사 이지후(58)씨는 방문요양서비스를 나갔다가 까다로운 요구에 진땀을 흘렸다. 서비스 시간이 끝나가는 시점에 새로운 일을 지시해 퇴근이 늦어지는 일도 다반사였다. 하루하루 스트레스가 더해지면서 불면증이 찾아왔고 출근만 생각하면 손이 벌벌 떨릴 정도였다.
성희롱은 일상이다. 3년차 요양보호사 윤연주(60)씨는 방문목욕 서비스를 할 때마다 성희롱을 하던 남성 노인을 떠올리면 지금도 불안함에 심장이 뛴다고 했다.
이 같은 직무 스트레스도 산재의 유형이다. 그러나 이들은 산재는커녕 정신과 문턱조차 밟지 못했다. 이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싶지만 망설여진다"며 "남을 돌보는 요양보호사인데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하면 누가 내게 돌봄을 받겠다고 하겠나"라고 했다. 윤씨도 "혹시 기록으로 남아서 취직이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서 꺼려졌다"라고 전했다.
민간 기관의 요양보호사는 1년 계약직이 대부분이다. 서비스 대상자의 변심이나 사망으로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을 정도로 해고가 쉬워 혹시 모를 불이익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산재도 마찬가지다. 2018년 1월 산재 신청 시 사업주의 확인을 받도록 하는 사업주 날인제도가 폐지됐다. 그러나 여전히 사업장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요양보호사 장민아(57)씨는 2019년 겨울에 대상자와 시장에 갔다가 넘어져 다리를 다쳤다.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산재 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센터에서는 '공상처리'(근로복지공단이 아닌 회사에서 치료비 등을 보상하는 방식)를 권했다. 장씨는 "센터에서 그러라기에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장씨에게 '산재는 센터와 관계없이 노동자 혼자 신청할 수 있다'고 알려줬으나 고개를 저었다. "계속 이곳에서 일해야 하는데 눈치가 보인다"는 이유였다.
산재의 범위를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3년차 요양보호사 곽진하(56)씨는 일을 시작하고 유독 어깨가 아파졌다. 오전·오후 전일제로 일하는 그는 이후 병원도 자주 다니게 됐다. 그러나 어깨의 통증으로 산재 신청을 생각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딱 잘라 답하더니 물어왔다. "이런 것도 산재가 될까요. 집안 일은 (요양보호사)일이 아니더라도 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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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현장에서 어르신을 돌보다 다친 게 아닌 이상 산재를 내도 요양보호사의 나이를 고려해 퇴행성 질환으로 보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라며 귀띔했다.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미끄러져 다리를 삐끗하거나 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아닌 이상에야 산재를 신청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실제로 2013년 척추관협착증 등의 진단으로 업무상 재해를 주장했던 요양보호사는 퇴행성 질환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불승인 처분됐다. 또 다른 요양보호사도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어깨통증으로 산재를 신청했으나 '여성이 50대가 되면 아플 때가 됐다'며 인정받지 못했다.
관련 연구('요양보호사의 산재에 대한 소고'·최다솜·2019)에서는 "요양보호사의 업무는 강도 높은 신체 노동을 요구하며 그에 따라 근골격계 질환이 많이 발생함에도 근로복지공단과 법원은 퇴행성 질환임을 강조, 산재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라고 짚었다.
이 때문에 아예 산재 신청 자체도 낮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이 올해 5월 사고와 질병 경험을 가진 271명의 요양보호사에게 물었을 때 산재를 신청했다는 답변은 공공과 민간 각각 6.7%(승인 6.7%·불승인 0%)와 9.1%(승인 7.7%·불승인 1.4%)로 모두 낮았다. 70% 안팎의 요양보호사는 개인 비용으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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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할 때 물을 몇 리터를 써야 하는지, 걸레는 어느 방향으로 몇 번을 접는지도 일일이 지시했어요."
요양보호사 이지후(58)씨는 방문요양서비스를 나갔다가 까다로운 요구에 진땀을 흘렸다. 서비스 시간이 끝나가는 시점에 새로운 일을 지시해 퇴근이 늦어지는 일도 다반사였다. 하루하루 스트레스가 더해지면서 불면증이 찾아왔고 출근만 생각하면 손이 벌벌 떨릴 정도였다.
성희롱은 일상이다. 3년차 요양보호사 윤연주(60)씨는 방문목욕 서비스를 할 때마다 성희롱을 하던 남성 노인을 떠올리면 지금도 불안함에 심장이 뛴다고 했다.
이 같은 직무 스트레스도 산재의 유형이다. 그러나 이들은 산재는커녕 정신과 문턱조차 밟지 못했다. 이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싶지만 망설여진다"며 "남을 돌보는 요양보호사인데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하면 누가 내게 돌봄을 받겠다고 하겠나"라고 했다. 윤씨도 "혹시 기록으로 남아서 취직이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서 꺼려졌다"라고 전했다.
민간 기관의 요양보호사는 1년 계약직이 대부분이다. 서비스 대상자의 변심이나 사망으로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을 정도로 해고가 쉬워 혹시 모를 불이익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산재도 마찬가지다. 2018년 1월 산재 신청 시 사업주의 확인을 받도록 하는 사업주 날인제도가 폐지됐다. 그러나 여전히 사업장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요양보호사 장민아(57)씨는 2019년 겨울에 대상자와 시장에 갔다가 넘어져 다리를 다쳤다.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산재 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센터에서는 '공상처리'(근로복지공단이 아닌 회사에서 치료비 등을 보상하는 방식)를 권했다. 장씨는 "센터에서 그러라기에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장씨에게 '산재는 센터와 관계없이 노동자 혼자 신청할 수 있다'고 알려줬으나 고개를 저었다. "계속 이곳에서 일해야 하는데 눈치가 보인다"는 이유였다.
산재의 범위를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3년차 요양보호사 곽진하(56)씨는 일을 시작하고 유독 어깨가 아파졌다. 오전·오후 전일제로 일하는 그는 이후 병원도 자주 다니게 됐다. 그러나 어깨의 통증으로 산재 신청을 생각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딱 잘라 답하더니 물어왔다. "이런 것도 산재가 될까요. 집안 일은 (요양보호사)일이 아니더라도 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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