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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마루 댓글 0건 조회 295회 작성일 20-09-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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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차원 여행을 즐기는 별난 마왕

구름이 잔뜩 깔린 아래에 평원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휘이잉.

바람이 스쳐 지나가며 흙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검붉은 색을 띤 기이한 흙빛, 붉게 물든 대지가 머리에 이고 있는 구름의 색깔은 진녹색이다. 둘 다 쉽사리 보기 힘든 색깔이다. 검붉은 대지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들의 해골이 이리저리 널려 있었다.

이곳은 마계였다. 신의 분노를 산 악마와 마족들의 유배지, 신력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힘의 논리만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 마의 성역이 바로 이곳이다.

다른 차원의 생명체는 이곳에서 생존이 거의 불가능하다. 검붉은 대지와 흐르는 물에는 극독이 서려 있으며 대기의 구성 성분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도무지 살지 못할 것 같은 장소였지만 이곳에도 엄연히 생명체가 존재했다.

콰드드드.

천산갑 비슷한 생물 하나가 흙을 파고 고개를 내밀었다. 두터운 등껍질에 달린 가시에서 흑녹색 액체가 흘러내리는 것을 보아 극독을 품은 녀석이었다. 혀를 날름거리며 주변을 살펴본 녀석이 재빨리 해골에 달라붙었다. 보아하니 해골에 붙어 있는 말라붙은 살점을 노리는 듯했다. 그러나 녀석은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콰지직.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천산갑이 벼락이라도 맞은 듯 몸을 파르르 떨었다. 해골 사이에서 느닷없이 그림자가 일어나서 천산갑을 깨문 것이다. 뱀을 매우 닮았으나 머리에 뿔과 촉수가 숭숭 자라난 거대한 파충류의 일종이었다. 먹이를 낚아챈 녀석이 턱에 힘을 주어 천산갑을 십었다.

꽈드드득.

소름 끼치는 음향과 함께 천산갑이 발버둥을 쳤다. 마기의 영향을 받아 기괴하게 진화한 상태라서 천산갑의 생명력은 끈질겼다. 바로 그 때문에 천산갑은 매우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거기에는 엄연히 한계가 있는 법, 몸의 3분지 1 이상이 먹히자 천산갑이 혀를 빼물며 축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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