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조각 빼먹은 배달기사…신고하려니 “받기 전엔 손님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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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낙월 댓글 0건 조회 21회 작성일 24-03-25 08:10본문
배달 중 없어진 치킨 소유권 법리 따져보니
치킨 몇 조각을 몰래 빼먹은 배달 기사를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치킨을 먹지 못하게 된 소비자는 억울하겠지만 경찰에 신고할 수 없다. 배달 과정에서 없어진 치킨의 소유권은 소비자가 아닌 가게 주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 기사가 치킨을 몰래 빼먹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2년 넘게 즐겨 먹는 한 브랜드의 순살 치킨을 주문했다.
그는 아파트 초인종이 울리자 문을 연 뒤 엘리베이터 앞에서 대기했다. 이어 배달 기사로부터 치킨이 담긴 상자와 콜라, 무를 받았는데 모두 비닐에 포장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A 씨는 “단 한 번도 비닐 포장 없이 온 적이 없었다. 치킨 상자를 열어보니 느낌이 이상해서 가게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사장은 (치킨을) 비닐에 넣고 묶어서 보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A 씨는 치킨을 들고 직접 가게에 찾아갔다. 사장도 치킨 상태를 보곤 당황했다고 한다. A 씨가 공개한 사진 속 치킨을 보면 일부 조각이 없어진 듯 조금은 휑한 모습이다. 마치 한쪽으로 쏠린 듯 비어있는 부분도 보인다.
A 씨는 “배달 기사가 와서 깔끔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면 저도 그냥 가려고 했다”며 “1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전화를 받길래 ‘절도죄다. 일 크게 만들지 말고, 사과하고 인정하면 그냥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배달업체 사장은 경찰에 신고하라더라”고 토로했다.
이후 지인 경찰에게 연락해 신고가 가능한 사안인지 문의한 A 씨는 “법이 이상하다. 제가 치킨을 받기 전까지는 가게 사장 소유고, 치킨을 받아야 제 소유가 되는 거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결제해도 상황이 이러니 제가 신고할 수 없었다. 가게 사장만 신고가 가능해서 2시간 기다리다 새 치킨 받아서 돌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게 사장 입장에서는 배달업체가 갑이고, 혼자 운영하시니 신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배달시킨 음식을 받기 전까지 음식에 대한 소유권은 가게 사장에게 있다. 음식값을 미리 지불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음식물 빼먹기 피해에 대해 배달 기사를 ‘고소’할 수 있는 주체는 소비자가 아닌 가게 사장이다.
만약 가게 사장이 법적 처벌을 원하지 않은 상황이고 이 문제를 어떻게든 법적으로 해결하고 싶다면 소비자가 직접 배달 기사를 형사 ‘고발’할 수 있다. 다만 배달 기사가 음식물을 빼먹었다는 증거(폐쇄회로(CC)TV나 목격자)를 직접 확보해야 한다.
배달 기사가 음식을 중간에 가로챈 건 형법에서 절도죄가 아닌 업무상 횡령죄에 가깝다는 분석도 있다. 김태민 식품전문변호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불법적으로 가로채는 행위기 때문에 치킨 배달 기사가 치킨을 가로챈 건 우리 형법에서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형법상 업무상 횡령죄는 ‘징역 10년 이하나 벌금 3000만 원 이하’의 형에 처하도록 돼 있어서 ‘6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 1000만 원 이하’의 절도죄에 비해 처벌 강도가 훨씬 더 무겁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462857?sid=102
치킨 몇 조각을 몰래 빼먹은 배달 기사를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치킨을 먹지 못하게 된 소비자는 억울하겠지만 경찰에 신고할 수 없다. 배달 과정에서 없어진 치킨의 소유권은 소비자가 아닌 가게 주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 기사가 치킨을 몰래 빼먹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2년 넘게 즐겨 먹는 한 브랜드의 순살 치킨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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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단 한 번도 비닐 포장 없이 온 적이 없었다. 치킨 상자를 열어보니 느낌이 이상해서 가게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사장은 (치킨을) 비닐에 넣고 묶어서 보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A 씨는 치킨을 들고 직접 가게에 찾아갔다. 사장도 치킨 상태를 보곤 당황했다고 한다. A 씨가 공개한 사진 속 치킨을 보면 일부 조각이 없어진 듯 조금은 휑한 모습이다. 마치 한쪽으로 쏠린 듯 비어있는 부분도 보인다.
A 씨는 “배달 기사가 와서 깔끔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면 저도 그냥 가려고 했다”며 “1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전화를 받길래 ‘절도죄다. 일 크게 만들지 말고, 사과하고 인정하면 그냥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배달업체 사장은 경찰에 신고하라더라”고 토로했다.
이후 지인 경찰에게 연락해 신고가 가능한 사안인지 문의한 A 씨는 “법이 이상하다. 제가 치킨을 받기 전까지는 가게 사장 소유고, 치킨을 받아야 제 소유가 되는 거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결제해도 상황이 이러니 제가 신고할 수 없었다. 가게 사장만 신고가 가능해서 2시간 기다리다 새 치킨 받아서 돌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게 사장 입장에서는 배달업체가 갑이고, 혼자 운영하시니 신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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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상 업무상 횡령죄는 ‘징역 10년 이하나 벌금 3000만 원 이하’의 형에 처하도록 돼 있어서 ‘6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 1000만 원 이하’의 절도죄에 비해 처벌 강도가 훨씬 더 무겁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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